2026년 7월 기준
미국에서 일하다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한국어로 된 제대로 된 답을 찾기가 놀랄 만큼 어렵습니다.
미국 블로그는 한국 사정을 모르고, 한국 블로그는 401k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의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습니다. 문제는 계좌가 아니라 당신의 신분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이 "영주권을 유지하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세금만 놓고 보면 그 반대일 수 있습니다.
흔한 오해 1: "한국 가면 401k가 사라진다"
아닙니다. 한국에 간다고 401k가 없어지거나 강제로 청산되지 않습니다. 계좌는 미국에 그대로 있고, 투자도 계속 굴러갑니다.
예외는 두 가지입니다.
잔액이 $7,000 미만이면 회사 플랜이 강제로 내보낼 수 있습니다. SECURE 2.0으로 기존 $5,000에서 올라간 기준입니다.
브로커가 해외 주소를 싫어합니다. 주소를 한국으로 바꾸는 순간 매수를 막거나, 계좌를 닫으라고 하거나, 아예 서비스를 중단하는 곳이 있습니다. 회사를 떠나면서 401k를 IRA로 롤오버할 계획이라면 미국에 있는 동안 미리 해두세요. 나가고 나서 하려면 훨씬 어렵습니다.
여기까지는 쉽습니다. 문제는 돈을 뺄 때입니다.
핵심: 미국은 "사는 곳"이 아니라 "신분"으로 과세합니다
이게 대부분의 혼란이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국적 기준 과세를 하는 나라입니다. 한국에 살든 어디에 살든, 시민권자라면 미국 납세자입니다. 영주권자도 영주권을 유지하는 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답이 완전히 두 갈래로 갈립니다.
케이스 A —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을 유지하는 사람
한국에 살아도 미국 세금이 계속 따라옵니다.
401k 인출은 미국 소득세 대상입니다. 한국에 20년을 살아도 그렇습니다.
"한미 조세조약이 있는데 왜 안 되나요?"
여기가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입니다.
한미 조세조약에는 세이빙 클로즈(saving clause) 가 있습니다. 각국이 자국 시민과 거주자에 대해서는 조약이 없는 것처럼 과세할 권리를 남겨둔다는 조항입니다.
즉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에게는 조약의 연금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조약이 있어도 소용없습니다.
여기에 한국이 하나 더 얹힙니다
한국에 183일 이상 거주하면서 생활 근거를 두면 한국 세법상 거주자가 됩니다. 한국 거주자는 전 세계 소득에 대해 한국에 세금을 냅니다.
→ 미국에도 신고하고, 한국에도 신고합니다.
외국납부세액공제로 이중과세는 상당 부분 상쇄됩니다. 하지만 "이중과세 방지"는 "한 곳에만 내면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두 나라 모두에 신고 의무가 생기고, 세무 비용도 두 배가 되고, 매년 두 개의 세금 신고를 관리해야 합니다.
케이스 B — 영주권을 포기하고 한국 거주자가 되는 사람
여기서 판이 뒤집힙니다.
영주권을 포기하면 미국 세법상 비거주 외국인(NRA) 이 됩니다. 이 경우 401k 인출은 기본적으로 30% 원천징수 대상입니다. 플랜 운영사가 30%를 떼고 70%만 줍니다.
그런데 조약이 이걸 뒤집습니다.
한미 조세조약 제23조 3항(사적 연금 및 연금) 은, 과거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연금은 수령자가 거주하는 국가에서만 과세한다고 정합니다.
401k는 여기서 말하는 사적 연금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한국 거주자가 된 비시민권자는:
- 플랜 운영사에 Form W-8BEN 제출 → 조약 혜택 청구
- 미국 원천징수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음
- 세금은 한국에서만 납부
세금 구조만 놓고 보면 오히려 단순해집니다. "미국 신분을 없애면 복잡해진다"는 통념과 정반대입니다.
⚠️ 그런데 여기 아주 큰 함정이 있습니다
케이스 B가 좋아 보인다고 영주권을 던지기 전에, 이것부터 계산하세요.
출국세 (Exit Tax) — Covered Expatriate 판정
영주권을 최근 15년 중 8년 이상 보유했다면 장기거주자(long-term resident) 로 분류됩니다. 이 상태에서 영주권을 포기할 때 아래 세 가지 중 하나라도 걸리면 covered expatriate가 됩니다.
⚠️ 주의: "평균 세액"은 소득이 아니라 실제 낸 세금입니다. 이걸 소득과 헷갈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covered expatriate가 되면, 출국 전날에 전 세계 자산을 시가에 판 것으로 간주해 과세합니다(mark-to-market). 2026년 기준 첫 $910,000의 이익은 면제되지만 그 이상은 과세됩니다.
그리고 여기가 진짜 중요합니다 — 은퇴계좌 특별취급
covered expatriate가 되면 은퇴계좌가 별도의 가혹한 룰을 탑니다.
- IRA, 529, HSA 등: 출국 전날에 전액 인출된 것으로 간주해 소득세 과세 (다만 10% 조기인출 페널티는 없음)
- 401k 같은 적격 이연보수(eligible deferred compensation): 간주 인출은 피할 수 있지만, 대신 향후 모든 인출에 30% 원천징수가 붙고 — 조약 혜택을 포기해야 합니다
즉 covered expatriate가 되면 위에서 설명한 조약 23조 전략을 쓸 수 없습니다.
조약 전략은 covered expatriate가 아닌 사람에게만 유효합니다. 이 순서를 거꾸로 알면 큰일 납니다.
상속에도 따라옵니다
covered expatriate가 미국 거주자인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상속하면, 받는 쪽에 40% 세금이 붙습니다 (Section 2801).
8년 시계
영주권 보유 8년이 되기 전에 포기하면 장기거주자 분류 자체를 피합니다. 순자산이 얼마든 출국세 대상이 아닙니다. 연 단위로 세므로 부분 연도도 1년으로 계산됩니다 — 2018년 12월에 영주권을 받고 2026년 1월에 포기하면 8년입니다.
타이밍이 수십만 달러를 가릅니다.
흔한 오해 2: "Roth IRA는 어차피 세금 냈으니 상관없다"
절반만 맞습니다. 하지만 역이민 시나리오에서 Roth는 구조적으로 유리합니다.
- 원금(contribution)은 언제든 인출 가능 — 나이, 이유, 거주지 무관. 세금도 페널티도 없습니다. 수익분(earnings)은 다르지만 원금은 자유롭습니다
- 이미 과세된 돈이라 미국에서 다시 과세될 여지가 적습니다
- 한국 거주자가 된 뒤 인출해도 미국 쪽 이슈가 훨씬 적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면 Roth 비중을 높이는 게 합리적입니다.
납입 우선순위는?
일반적으로 추천되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 401k 회사 매칭까지 — 즉시 100% 수익. 무조건 1순위
- 고금리 부채 상환
- HSA 맥스 — HDHP 가입자만
- Roth IRA 맥스
- 401k 맥스
그런데 귀국 가능성이 높다면 3번과 4번을 바꾸는 걸 고려하세요. HSA는 의료비로 쓸 때만 완전 면세인데, 한국에 가면 그 장점이 대부분 사라집니다. 반면 Roth의 유동성은 어디서든 유효합니다.
자산이 크다면: 상속이 국가 선택보다 먼저입니다
이게 역이민의 가장 큰 세금 함정이면서, 가장 적게 언급되는 부분입니다.
미국 연방 상속세 면제 한도는 2026년부터 1인당 $15M, 부부 $30M입니다. 2025년 7월 4일 서명된 OBBBA로 인상됐고, 이번엔 일몰 조항 없이 영구화됐습니다 (2027년부터 물가연동).
⚠️ 2025년까지는 $13.99M이었고, 원래 2026년에 절반으로 떨어질 예정이었습니다. 오래된 글에서 "13밀"이나 "곧 반토막 난다"는 내용을 보셨다면 낡은 정보입니다.
한국은 거주자의 전 세계 재산에 상속세를 매깁니다. 미국에 있는 401k라도 한국 거주자로 사망하면 한국 상속세 대상입니다.
자산 규모가 크고 상속을 염두에 둔다면, 이것만으로 역이민 계산 전체가 뒤집힐 수 있습니다.
정리
한 줄 요약: 401k는 한국에 가도 그대로 있습니다. 갈림길은 신분이고, "영주권 유지가 안전하다"는 통념은 세금 관점에서 틀릴 수 있습니다. 단, covered expatriate가 되면 모든 이점이 사라지므로 출국세 계산이 언제나 첫 번째입니다.
실행 전 체크리스트
순서가 중요합니다. 위에서부터 하세요.
- covered expatriate 판정부터 — 순자산 $2M / 평균세액 $211k / 8년 시계
- 8년이 안 됐다면 남은 시간 확인 (부분 연도도 1년으로 카운트)
- 출국 전에 401k → IRA 롤오버 완료
- 브로커 해외 거주자 정책 확인
- Roth 비중 점검
- 한국 세법상 거주자 판정 시점 확인 (183일 + 생활 근거)
- 자산이 크면 상속 계획을 국가 선택보다 먼저
- Form 8854, Form W-8BEN 등 서류 확인
- 한미 양국 세무를 모두 아는 전문가 상담 — 한쪽만 아는 사람은 위험합니다
면책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세무·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작성자는 세무사도 변호사도 아닙니다. 세법은 매년 바뀌며, 여기 나온 금액과 기준은 2026년 7월 기준입니다. 개인의 상황(자산 구성, 체류 기간, 가족 관계, 소득 이력)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특히 영주권 포기와 출국세는 되돌릴 수 없는 결정입니다. 실행 전 반드시 한미 양국 세무에 밝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